지난 한햇동안 벌어들인 수익보다 더 많은 돈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부분 주주가치 증대에 나서는 사례로 꼽히지만 일부는 대주주의 높은 지분율을 이용한 '이익 챙기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기업 중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1백%를 넘는 기업은 SK백광소재 경방 이수페타시스 삼양중기 등 5개사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배당금은 지난해 얻은 순이익을 웃돈다는 얘기다. 배당성향이 50%가 넘는 상장사는 LG애드 모나리자 대한도시가스 등 모두 16개사에 달했다. 이 가운데 SK㈜는 지난해 순이익이 89억원인데 반해 주주에게 배당하는 총액은 9백61억원으로 배당성향이 무려 1천85%에 달했다. SK측은 계열사 손실 부담으로 순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줄었지만 주주가치 증대차원에서 배당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게 됐으며 그 결과 배당성향이 지난해(67%)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경방도 지난해 순이익이 1억8천만원으로 전년대비 94% 이상 줄었다. 그러나 배당액은 5억2천여만원으로 순이익의 3배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은 줄었지만 유보잉여금을 활용해 배당금은 전년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며 "실적에 관계없이 배당을 지속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회사는 1956년 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81년을 제외하곤 매년 배당을 실시해왔다. 이 회사의 일반주주 비율은 50%에 달한다. 삼양중기와 이수페타시스,백광소재 역시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늘렸다. 이들 기업의 소액주주 비율은 35% 이상이다. 한편 LG애드는 올해 배당성향이 85.9%로 지난해(1백16.5%)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국적 광고회사인 WPP가 2002년 대주주로 부상한 이후 초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WPP(28%)를 포함,모두 85.89%에 달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