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임원에서 탈락된다.


"부하직원의 영어실력이 나쁘면 10점을 감점 당한다"


LG필립스LCD가 새로운 '인재경영 실험'에 나섰다.


인재를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를 계량화해 올해 말 임원 및 팀장급 인사에 반영키로 한 것.


인사에서 인재 관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0%다.


핵심인재 서너명만 놓쳐도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한다.


뿐만 아니다.


휘하 조직원들이 휴가를 못가 피로가 누적돼 업무에 차질이 생겨도 인사상 감점대상이다.


부하 직원들의 리더십과 직무역량을 못 키워줘도 해당 임원이나 팀장은 반드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회사측은 이를 '1M1C 인덱스(Index) 시스템'이라 이름 붙였다.


'1M1C(Number1 Members,Number1 Company)'는 '1등 인재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회사를 1등으로 만들자'는 뜻이다.


구본준 부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한 지난 99년부터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새 인사 시스템은 △관리항목 △개선과제 △전사기여도 등 크게 3가지 부문으로 구성됐다.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관리항목이 80%,개선과제가 20%다.


여기에 CEO가 평가하는 전사기여도 10%가 가산될 수 있다.


가장 인재 관리를 잘한 임원이나 팀장은 1백10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관리항목은 임원이나 팀장이 인재경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중점을 둬야 할 5가지 영역과 12개 지표로 이뤄져 있다.


5가지 영역에는 △부하 직원들을 얼마나 잘 돌봐줬느냐를 따지는 '인재육성' △간부로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어떻게 키워줬느냐는 '리더십' △핵심인재의 퇴직률 등을 따지는 인적자원의 흐름(HR Flow) 등이 포함돼 있다.


또 △휴식을 얼마나 제대로 보장해 줬느냐를 평가하는 '일과 삶의 균형' △부하 직원들의 외국어 점수 향상률까지 따지는 '글로벌 역량' 등도 주요 항목이다.


각 영역은 다시 2∼4개 지표로 세분화된다.


평가방식은 예컨대 핵심인재가 회사를 떠나면 10점이 감점되고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휴가를 보장해주면 10점이 가산되는 식이다.


인사노경 담당 민병률 상무는 "새 인사제도는 '인재경영'이라는 추상적 경영 전략을 구체적 지표로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G필립스LCD는 작년 3월 시스템 초안을 마련,1년간 시뮬레이션(가상평가)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단행된 임원 인사에 일부 적용하기도 했으나 본격적인 적용은 올 연말 인사부터다.


임원의 경우 실적이 50%,인재관리 인덱스 점수가 50% 적용되며 팀장급은 개인 인센티브(기본급의 50∼6백%)를 산정하는 데 50%가 반영될 예정이다.


민 상무는 "임원급 40명과 팀장급 1백38명 등 모두 1백80여명이 이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인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임원이나 팀장은 도저히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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