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온 경제·경영책들을 보면 제목에 '법칙'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목에 '철칙'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법칙과 철칙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법칙은 자연현상에서도 찾을 수 있고 사회현상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철칙이라는 말은 사회현상,특히 개인의 행동방침에 많이 적용되는 것 같다. 지키지 않으면 큰 문제가 생기니 꼭 지키라는 뜻이 담겼다고 할까. '사장·CEO의 철칙'(시미즈 류에이 지음,김영철 옮김,일빛,2만원)이라는 책에도 이 말이 들어가 있다. 저자는 22년에 걸쳐 비상장회사 3만개,상장회사 1만2천개를 직접 조사했다. 또 2백50여명의 최고경영자(CEO)와 심층 인터뷰도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바로 이것이다. 유능하고 뛰어난 CEO는 공통적으로 '경영의 철칙'을 따로 배우지 않았지만 스스로 몸에 익혀 실행하고 있었다. 반대로 평범한 CEO는 '경영의 철칙'과 반대되는 경영을 하고 있었다. 이 책에는 사장으로서 지켜야 할 주옥 같은 철칙이 소개돼 있다. 그 중에 하나만 예를 들어 보자. 'CEO에게는 기업가 정신과 관리자 정신을 때와 장소에 따라 구분해 사용할 수 있는 리더십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을 두뇌에서 우뇌라 한다면 관리자 정신은 좌뇌에 해당된다. 따라서 리더십은 균형잡힌 두뇌라 할 수 있다. CEO들에게 영원한 숙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중요한 철칙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어떤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대기업 CEO와 중소기업 CEO는 이야기가 잘 통하지만 대기업 간부와 중소기업 CEO는 서로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직의 규모를 떠나 CEO들은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책임이 남다르고 조직 안팎을 항상 보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CEO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민과 항상 유념해야 할 사항에 대해 컨설턴트처럼 조언해주고 있다. 책상에서 머리로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 실증 연구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모두 독자들의 철칙으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철칙 중에 마음에 드는 철칙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그리고 나중에 난관에 봉착했을 때 책상에 놓인 책을 얼른 들추어 보라.그래서 자신이 어떤 철칙을 어겼는지 빨리 발견하고 그 점을 수정해라.'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