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황사(黃沙) 비상이 걸렸다. 예년에 비해 40여일 정도나 빨리 황사 현상이 일어나면서 호흡기 질환이나 눈병 등 각종 질환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발생 빈도나 농도면에서 황사가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로 인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봄의 불청객' 황사가 동반하는 오염 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6월까지 황사에 대비해야=올해는 황사가 예년에 비해 더 빨리 한반도에 날아오고 있다. 황사는 몽골의 고비사막,중국의 타클라마칸 사막 및 황하 상류 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1∼3㎞ 상공으로 올라갔다가 초속 30m의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황사의 입자 크기는 보통 1∼10㎛(1㎛는 1백만분의 1m)로 흙먼지가 주성분이지만 중국의 산업화로 중금속(석영,알루미늄,구리,카드뮴,납 등)과 화학성분 등 오염물질이 섞여 있어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 특히 황사가 요즘같이 건조한 날씨와 맞물리면 후두염,천식 등의 질환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또 황사는 눈을 자극해 자극성 각결막염,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일으키기도 하며 건조한 실내공기로 인해 안구건조증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6월이 지나면 한반도가 우기에 접어들고 바람이 완전히 남풍으로 바뀌어 발원지에서 황사가 발생해도 한반도까지 오지 못한다. 그러나 6월까지는 황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며 마스크 휴대는 필수다. ◆기관지염과 천식 악화시켜=황사 현상 때 사람이 숨을 쉬면서 들이마시는 먼지는 평상시의 3배에 이르며 먼지 속의 각종 금속 성분도 2∼10배 많아진다. 따라서 기관지염이나 천식이 악화될 수 있다. 대기 중의 황사가 호흡기인 기도와 폐에 들어가면 기도점막을 자극해 호흡이 부자연스러워지고 목이 아프게 된다. 황사와 호흡기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황사가 일어날 때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여성이 남성 청장년층에 비해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황사가 나타나면 불필요한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무엇보다 외출 후 칫솔질이나 구강 청정제를 이용해 구강을 청결히 하고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충분하게 수분을 섭취하고 실내의 적절한 습도를 유지시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천식환자는 황사에 묻어 날아온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호흡이 가빠지고 심지어 호흡 정지를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실내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 좋으며 외출할 때는 기관지 확장제와 소염제를 휴대하고 다녀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과 결막염을 일으킨다=황사 내 이물질이 콧속으로 들어가면서 재채기와 콧물이 심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주 콧속을 씻어주고 식염수를 이용해 헹궈주는 게 좋다. 증상이 심할 때는 항히스타민제 등을 처방받아 콧물이나 코막힘을 줄여야 한다. 또 황사나 미세물질이 눈에 들어가면 자극성 결막염,알레르기성 결막염,안구건조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황사 먼지는 콘택트 렌즈에 잘 달라붙으므로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외출할 때 식염수나 인공누액을 꼭 챙기고 안경으로 바꿔쓰는 게 좋다. 일반인도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안과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미지근한 물 등으로 눈주위와 얼굴을 씻으며 만약 눈이 충혈되고 부어오르면 차가운 물수건 등으로 눈을 마사지해 주는 것이 좋다. ◆외출 후 얼굴 먼지 제거해야=황사 내의 각종 중금속과 먼지 및 건조한 대기는 피부에 영향을 준다. 피부관리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할 것은 화장보다 얼굴을 씻는 것이다. 얼굴에 먼지가 남아 있으면 피부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쉽다. 알레르기가 생기면 자극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므로,미지근한 물과 저자극성 클렌징 폼 또는 미용 비누로 얼굴을 씻는다. 얼굴을 너무 강하게 문지르지 말고 깨끗한 물에 여러번 헹구어 낸다. 외출 전에는 크림 등을 충분히 발라 황사를 차단시키는 게 좋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 도움말=이상일 권오정 정의상 삼성서울병원 교수 > < 조유숙 서울아산병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