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촉진 캠페인에 힘입어 닭고기가 최대 성수기인 초복 때보다 더 많이 팔린다. 그러나 오리고기는 여전히 소비가 부진해 관련 업계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의 경우 이번주 들어 닭고기 하루 출하량이 평상시(25만마리)의 2배 수준인 50만마리에 달했다. 지난해 12월15일 조류독감이 발생한 후 50% 미만으로 줄었다가 이제는 수요초과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많은 물량을 확보해 놓기는 했지만 밀려드는 주문의 40%선밖에 소화하지 못해 선별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비 캠페인에 힘입어 초복 때보다 더 많은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닭고기 시세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닭고기 도매가격은 조류독감 발생 직전인 작년 12월 상순 ㎏당 1천9백50원에서 1천3백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7일엔 1천7백26원,18일엔 1천8백57원으로 올랐고 19일엔 2천91원으로 조류독감 발생 후 처음 2천원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지금 병아리 입식을 늘려도 도계까지 한달반이 걸리기 때문에 닭고기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오리고기 수요는 좀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조류독감 직전의 10%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캠페인에 힘입어 20%선까지 회복됐지만 여전히 바닥권이다. 한국오리협회 김규중 회장은 "오리고기 외식업체 열 집 중 세 집은 이미 업종을 바꿨고 두 집은 휴·폐업 상태"라며 "지금 상태로는 한 달 버티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닭고기뿐 아니라 오리고기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