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도 중국 위안화 절상이 가시화되면서 위안화 확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 포스코 등 중국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최근 미 달러화 대신 위안화 예금을 늘리고 있다.


또 기존 위안화 표시 차입금은 달러화 표시로 속속 전환하기 시작했다.


위안화 절상이 연내 가시화될 경우 적어도 5~10%의 환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예금과 부채 구조를 조정하는 것이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여겨지는 부동산과 직원용 주택 등을 달러화로 매입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연간 45억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삼성 중국 본사의 경우 현지 재투자 재원을 제외한 여유자금의 대부분을 위안화 예금에 들고 있다.


달러화 표시 예금은 환리스크 헤지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위안화와 달러화 예금 비중을 공개하기는 곤란하지만 6개월 전에 비해 위안화 예금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와 비슷한 현금흐름을 갖고 있는 LG전자의 중국 본사 역시 비슷한 자금전략을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포스코 등은 조금 사정이 다르다.


이들 기업은 아직 중국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지 않은 데다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예금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대신 현지 금융기관의 장기 차입금을 위안화 대신 달러화 표시로 바꾸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달러화로 전환할 경우 위안화 평가절상 폭만큼 차입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위안화의 달러화 환전은 상당한 제약을 받았으나 최근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돼 비교적 자유롭게 차입금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 상승이 부각되면서 부동산도 기업들의 중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중국 부동산 가격이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위안화가 강세를 띨 경우 이중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위안화 가치에 초점을 맞춘 이 같은 움직임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으로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투자자들 사이에도 중국 펀드에 대한 인기가 높다.


중국 경제의 급성장으로 중국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데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은행이 지난 3일 판매하기 시작한 슈로더GC는 지금까지 3백30억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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