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학회가 주관하는 '2004년 경영자 대상' 수상자로 20일 양재신 대우종합기계 사장이 선정됐다. 양 사장은 한국기계공업의 산 증인으로 워크아웃기업이던 대우종합기계를 흑자기업으로 변신시킨 업적이 높이 평가됐다. "외국 경영기법이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한국적 경영 모델도 필요합니다. 전통 제조업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지요." 양 사장은 대우종합기계를 맡으면서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노사신뢰 문화를 일궈냈다면서 기술자도 경영인으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99년 대우그룹이 몰락하고 워크아웃 상태에 빠진 대우종합기계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양 사장은 '기술자'임을 내세워 노조를 설득했다. "기술 가진 사람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이해하고 도와달라고 했더니 노조에서도 선뜻 협조해줘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노사신뢰를 바탕으로 4년연속 무분규를 이뤄내 2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시켰고 지난해에는 매출액 2조3천1백41억원(전년 대비 23% 증가) 순이익 1천6백34억원(62%)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인간적 관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노사문화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고 기술개발 과정에서도 능력 외에 엔지니어의 성실성을 높게 평가하는 등 한국적 경영기법을 활용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66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후 대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기계공업에 입사,40년 동안 기계인의 길을 걸어온 양 사장은 디젤엔진,건설기계,산업용 차량,공작기계,장갑차 등 각종 기계 제품을 개발하면서 항상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국산 고유 모델을 만드는 데 앞장서왔다. "'공돌이'라는 놀림 섞인 호칭을 들어가면서 손에 물집이 생기도록 도면 그리기 밤샘작업을 한 덕분에 70년대 후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기계공업 불모지에 국산 중흥의 새싹을 틔웠다"고 양 사장은 회고했다. "올해는 수출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공적자금을 받았으니 이제 국민에게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지요." 양 사장은 동유럽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최근 '마케팅팀'을 만들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굴삭기 휠로더 등 제품의 이 지역 수출이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남미지역 진출 확대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원자재 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지만 양 사장은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극복할 것"이라며 2008년까지 매출 4조원,경상이익 5천억원 달성을 위해 신경영혁신 운동인 '점프 투 톱(JUMP to Top)'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