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를 지속해온 미국 달러 가치가 지난주 후반 이틀간 이상 급등, 국제 외환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특히 엔화에 대해서는 지난주 초 달러당 1백5.32엔에서, 20일 최고 1백9.35엔까지 올라 주간 상승폭(3.82%)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18일 유로당 1.2930달러로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진 뒤, 이날 1.2494달러로 3.4% 이상 급반등했다.


달러 가치의 이상 급등을 놓고 국제 외환 전문가들 간 분석 및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달러 약세 기조는 불가피하지만, 달러 가치 상승 요인도 적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심한 등락을 거듭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엔화의 경우 당분간 달러당 1백5엔선을 바닥으로 1백10엔 사이에서 큰 폭 출렁거릴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달러 가치 상승 요인과 관련, 우선 일본 정부가 지난 주말 이라크 파병 이후 테러 경계 수준을 높였다는 점이다.


일본 엔화도 지정학적 리스크의 사정권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이 소식이 뉴욕시장에 전해지면서 '엔화 매각, 달러 매입' 분위기가 확산돼 달러 가치는 일시에 1백9.35엔까지 수직 상승했다.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개입 의지를 또 다시 강조한 것도 달러 급등세에 영향을 줬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사회 멤버인 클라우스 리브셔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연초 환율 방어선으로 정한 1백5엔선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자, 환투기 세력들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달러 매입에 나선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달러 강세 기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달러 가치가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은 현재로는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


미국의 쌍둥이(무역+재정) 적자가 올해도 사상 최고치에 달할 게 분명해, 달러가 대세 상승기로 접어들기에는 시기상조란 것이다.


때문에 달러는 이번주에도 일시 강세를 이어간 뒤, 당분간 1백5엔선을 바닥으로 1백10엔선 사이에서 크게 출렁거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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