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혁신 시대를 열자] "결과보다 절차가 VI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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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는 지난 97년 수입 티슈 제품이 밀려들어오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국내 업체들은 잇달아 인원 감축에 나섰고 유한킴벌리도 25% 정도 인원을 줄여야 할 형편이었다.
감원 얘기가 나돌자 직원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이 회사 문국현 사장은 직원들의 염려와는 달리 "감원은 절대 안한다"며 "지금의 인원에 맞는 근무 제도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경영진과 노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찾아낸 위기 탈출의 해법이 '4조 2교대 근무제'다.
이 제도 덕분에 이 회사는 종업원을 줄이지 않고도 종전 연간 2백60일이던 공장가동일을 3백60일로 늘릴 수 있었다.
지난해 전년 대비 60억원 늘어난 9백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
유한킴벌리의 사례는 가치혁신(Value Innovation)론이 종업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핵심 요건으로 꼽는 '공정한 절차(fair process)'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4조 근무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제도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도입 당시 '공정한 절차'를 지킨 덕분이다.
위기 상황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면 종업원들의 불안감이 커져 노사분규 상황까지 갔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회사 경영진은 처음부터 종업원들을 논의 과정에 '동참'시켜 새로운 제도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또 새 제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통해 직원들의 반발을 줄여나갔다.
기업 경영이 이렇게 공정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면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절차가 공정할때는 분배가 공정할 때에 비해 리더 지지도,종업원 헌신도 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사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가치혁신 도입에 공정한 절차를 빠트릴 수 없는 이유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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