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정밀화학이 네덜란드의 시그마칼론사와 합작으로 선박용 페인트사업과 함께 건축용 페인트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이 세계적 도료기업과 합작으로 2조원 규모의 도료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삼화페인트 금강고려화학(KCC) DPI 등 기존 업체와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정밀화학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그마칼론사와 합작사 설립을 위한 최종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계약에 따르면 삼성정밀화학과 시그마칼론이 40 대 60의 지분으로 오는 5월까지 도료전문 합작사를 설립하게 된다. 삼성정밀화학은 선박용 도료부문(연 매출 6백40억원)을 현물로 출자하게 된다. 신설 합작사명은 시그마삼성코팅으로 정해졌다. 삼성이 도료 사업부문을 떼어내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시그마칼론과 합작사업을 벌이려는 것은 제품력을 높이고 시장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영업을 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측은 이번 합작사 설립을 통해 유럽 선진업체의 도료 기술을 확보,선박용뿐 아니라 건축용 분야에서 영업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시그마칼론사의 대량 구매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등 인접 국가로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시그마칼론사 입장에서는 아시아 시장에 생산 및 판매기반을 갖추고 삼성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고부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그마칼론은 선박용 도료부문에서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건축용 도료부문에서 유럽 내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으로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합작사가 출범하면 국내 도료시장의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도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건축용 페인트시장은 삼화페인트 KCC DPI 등 중견기업이 전체 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다"며 "삼성이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건축용 도료시장에 진출할 경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