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2일 그동안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주장해온 전당대회 개최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지난 주말을 전후로 최 대표를 대신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대안부재론'이 부상하면서 한때 대표직을 유지한 '2선후퇴론'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 대표가 마지막 순간에 '백의종군' 카드를 선택했다. 최 대표의 입장에선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새 지도부를 구성하며 4·15 총선을 치러야 하는 숨가쁜 타임테이블을 소화해야 할 전망이다. ◆향후 일정=최 대표가 전당대회 개최를 결정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앞으로 전대 준비위원회 구성,총선 공천선정 매듭,전당대회 개최,총선돌입 순으로 바쁜 일정을 처리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먼저 이상득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전대준비위원회를 구성,오는 3월15∼20일께 예상되는 전대를 열기 위한 구체적인 실무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전대규모와 관련,당의 한관계자는 "총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23만명의 당원이 참여하는 전대는 힘들고 당헌당규에 따라 5천여명 정도의 대의원이 참석하는 임시전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공천심사가 끝나는 이달말께 대표직 사퇴를 선언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전당대회는 새롭게 결정된 공천자들이 함께 참여,뉴한나라당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앞으로 전대위 구성 및 공천문제를 놓고 진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소장파 일각에서 "공천이 끝난 뒤 전대를 개최하겠다는 것은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고 부정적 시각을 비치고 있다. ◆용퇴 결정 안팎=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거취문제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당초 전대개최에 난색을 표명하며 '2선후퇴론'에 무게를 뒀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은 "최 대표는 지난21일 고향인 산청에서 귀경한 뒤,시내 모처에서 김용환 지도위원장과 양정규 의원 등 당 중진들과 두루 만났다"며 "이 자리에서 중진들은 최 대표 이후의 '대안부재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조기사퇴 불가론'을 개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당초 24일께 최종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임태희 비서실장,은진수 수석부대변인 등 소장파 측근들이 '던지는 카드'가 없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주장,최 대표가 막판에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배?홍영식 기자 khb@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