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군 남면 분향리에 자리잡은 학사농장(대표 강용ㆍ38)은 유기농으로 새로운 농업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2만5천평 규모의 농장에서 배추 치커리 등 50여 가지의 채소와 가공제품을 생산 판매해 25억원 가량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생산품 대부분은 품질검사에 까다롭기로 이름난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 등지에서 비싼 값에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92년 강씨가 자본금 40만원으로 20여평의 비닐하우스에서 처음 무순을 재배해 5천원의 매출을 올리던 것에 비하면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성장의 밑바탕에는 강씨의 끊임없는 농업에 대한 '고정관념 깨기'가 주효했다. 그가 처음 깬 고정관념은 '젊은 사람은 비전없는 농사를 지어서는 안된다'는 것. 대학을 졸업한 후 한약장사 등 잠깐 외도를 했지만 결국 '농군'으로 돌아온 것도 이때문이다. '농산물을 무조건 판다'는 인식도 깼다. 팔기보다는 사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가 10여년을 한결같이 브랜드사업에 매달려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는 농산물유통에서는 파격적으로 환불제 등을 도입했다. 농장체험행사인 유기데이와 주말농장, 김장축제 등을 통해 홍보활동을 폈다. 그는 요즘 새 유통실험을 하고 있다. 서울의 한 유통업체와 직판체제 도입을 모색 중이다. 백화점 등의 매장을 빌려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유통업체가 산지생산관리를 하며 직접 판매하는 것을 수도권 37개 매장에서 두달째 시범실시하고 있다. 유통자본을 직접 농촌에 끌어들여 싼값에 질좋은 농산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그는 농업에 대한 오해도 깨려 한다. 농사짓는 일 뿐만 아니라 포장, 마케팅, 심지어 농업을 활용한 관광레저산업까지 모두가 농업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또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농업에 종사하는 철저한 분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농업회사인 '유기데이(www.62farm.co.kr)'를 통해 국제기준의 대단위 유기농업단지를 조성하고 올해엔 주식공모에 나서 주식회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유기외식산업에도 진출해 올해 광주에 유기농 전문판매장과 함께 유기농식당을 열 계획이다. 장성=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