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2일 알-카에다가 포함된 테러 조직이 이라크내에서 종족 및 종교 분쟁을 선동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군 격려차 쿠웨이트로 향하던 럼즈펠드 장관은 탑승기 급유를 위해 기착한 아일랜드 섀넌에서 기자들에게 이라크 저항세력이 오는 6월30일로 예정된 미군의 주권이양 계획에 앞서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 사회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카에다의 이라크 내 활동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들은 분명히 개입해 활동하고 있다"면서 저항세력의 공격은 한편으로는 종족과 종파간 갈등을 촉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 구성된 이라크 군경을 겨냥할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저항세력엔 전(前)정권 관계자 및 범죄자, 알-카에다와 기타단체 출신 게릴라들이 섞여있다고 설명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미국 정부는 최근 입수한 이라크내 알-카에다 조직 책임자가 쓴 것으로 의심되는 편지 역시 진짜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편지 발신인으로 믿어지는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는 문제의 서신에서 시아파와 수니파간 내전을 선동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하지만 이라크인들은 저항세력의 테러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면서 "이라크인들은 저항세력의 공격에 묵종하는 대신 경찰과 군대에 계속 자발적으로 합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항에서 이라크로 향하는 오클라호마주 방위군 병력과 만나자 "여러분은 모두 자원자들이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서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자 한 분들"이라고 추켜세우는 한편 이라크에서의 미국의 노력을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역할에 비유하고 이라크의 도시들도 언젠가 한국의 서울처럼 번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소속 시아파 유력 지도자는 이날 이라크 총선 준비에더 이상의 교착상태는 없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라크 최대 이슬람 세력인 시아파 정당 이슬람최고혁명위원회(SCIRI)의 의장이기도 한 압둘 아지즈 알-하킴은 미군이 이라크를 통치한 지 8개월이 지났으며 이 기간은 총선준비에 충분한 기간이었다면서 더 이상의 지연은 없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라크 임시헌법 입안자들 가운데 여성의 권리에 대한 지지가 거의 없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저명 수니파 지도자인 아드난 파차치의 법률고문인 파이잘 이스트라바디는 "우리는 이라크 의회에서 여성의 몫이 40%가 돼야한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지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쿠르드민주당(KDP)만이 이같은 안에 공개적으로 찬성한 바 있다. 한편 미군은 이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친위부대인 페다인 민병대원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이라크 경찰 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또 오후 8시께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일어난 몇 차례의 폭발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밝혔다. (쿠웨이트시티.바그다드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