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멀티플렉스 체인 롯데시네마(대표 김광섭)가 영화 투자배급업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한국영화계가 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시네마서비스 쇼박스 롯데시네마 등 4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롯데시네마는 23일 "첫 배급투자작인 정연원 감독의 코미디 '나두야 간다'(주연 정준호·손창민)를 오는 5월께 개봉하면서 배급사업을 시작한다"며 "연말까지 한국영화와 외화를 합쳐 10편 정도 배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트리가 제작하는 '나두야 간다'의 총제작비는 40억원이며 롯데시네마가 이 중 배급 및 마케팅 비용으로 18억원을 투자한다. 롯데시네마는 연말까지 한국영화와 외화를 4~5편씩 추가로 투자배급하고 내년에는 배급작품을 15편 안팎으로 늘리기로 했다. 롯데시네마는 이를 위해 지난해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의 김범식씨를 영화팀장으로 영입했으며 조만간 배급·제작·마케팅부문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롯데시네마가 영화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멀티플렉스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CJ엔터테인먼트의 영화는 CGV체인에서,쇼박스의 작품은 메가박스에서 상영하는 등 배급사와 계열 극장체인의 짝짓기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86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시네마는 강력한 체인망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배급사업에서 중소업체들을 따돌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의 김범식 영화팀장은 "소모적 경쟁보다는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중장년층을 극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가족영화를 적극 투자배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