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1년] 월街 코리아 데스크 평가 : "장기성장 비전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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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의 한국 전문가들은 세계경기 회복과 그로 인한 수출증대, 소비심리 회복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데 시각을 같이했다.
외형적인 경제 성장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낙관적인 셈이다.
증시 전망도 괜찮았다.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작년보다 6~1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10% 이상 오를 것으로 본 응답자도 24%에 달했다.
거시 및 증시 지표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이었지만 경제 환경이나 정책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따끔했다.
우선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로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 및 정치불안(45%)과 내수 부진(31%)을 꼽았다.
내수 부진은 신용카드 문제에서 비롯됐다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이 하반기쯤에는 나아질 것이라며 정치 불안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보다 주시했다.
4월 총선 후에도 정치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67%로 나타난게 그것이다.
정치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응답(33%)의 배를 차지했다.
정치 혼란이 경제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그만큼 높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그들도 정치 불안을 복병으로 꼽았다.
강성 노조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부진한 이유로 중국의 부상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두 번째로 든게 바로 강성 노조였다.
북한 핵문제는 그 뒤를 이었다.
북핵문제가 처음 터졌을 때보다 우려는 줄었지만 여전히 외국인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 것이다.
한 응답자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 임명으로 경제정책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63%에 달해 이 부총리에 대한 월가의 신뢰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는 김진표 전 부총리 때나 다를게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 중 한 응답자는 장관 개인보다는 정책 목표나 후속 조치들의 일관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정책 제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중 가장 많았던게 규제 완화와 장기 성장전략 수립의 필요성이었다.
한 응답자는 "세계경제 회복으로 한국경제가 올해 회복세를 타겠지만 좀더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이 경제 회복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고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장기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경제 정책이 정치 혼란이나 대통령의 리더십 약화로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한 응답자는 "한국경제를 이끌고 갈 미래의 성장동력이 무엇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비전을 세워야만 밝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됐던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지 않고 외환시장에 개입, 원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려 하는 것은 국제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시각이 강했다.
이 주장을 편 응답자들은 "환율은 시장에 맡기고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춰 내수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맥락에서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라는 주문도 나왔다.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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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의 정책제언 >
-미래성장 동력에 대한 비전을 세워라
-각종 규제를 풀어라
-신용카드 부실 문제에 대해 분명한 결론을 내려라
-정치를 개혁하라
-환율은 시장에 맡기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춰 내수를 회복시켜라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높여라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라
-선진적 경제정책을 입안하라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라
-정책목표와 후속조치의 일관성을 확보하라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