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시장에서 메이저로 도약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동안 투자배급사업을 안정성 위주로 꾸려왔지만 앞으로는 보다 과감한 경영전략을 택하겠습니다." 영화 투자배급사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의 김우택 대표이사(40)는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에 최대 투자자 겸 배급사로 참여해 흥행 홈런을 날렸다. '태극기…'는 지난 22일까지 개봉 17일 만에 6백5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1천만명 고지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총제작비 1백90억원 가운데 쇼박스는 1백40억원을 부담해 큰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국내 배급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편당 관객 수와 수익률에서 앞서는 게 중요합니다. 작품마다 총력을 다할 수 있다면 리스크를 줄이고 고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겁니다." '태극기…'의 대박으로 쇼박스가 도약의 기회를 맞았지만 투자 결정과 개봉까지는 사운을 걸어야 했을 정도로 많은 진통을 겪었다. "과도한 제작비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투자를 말렸습니다. 기존 영화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성공해도 돈을 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용이 투입됐으니까요. 그러나 '태극기…'는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게다가 강제규 감독이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고 힘을 합치면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태극기…'에 대한 반응은 해외시장에서도 뜨겁다. 컬럼비아와 20세기폭스 등 할리우드의 메이저 업체들이 현지 시사를 요청해왔기 때문에 수출가격도 급등할 전망이다. 서울대 경영대와 미국 에모리대 MBA 코스를 마친 김 대표는 1996년 오리온그룹에 입사해 98년 대우로부터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를 인수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쇼박스와 메가박스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김 대표는 "쇼박스는 2002년 오리온그룹의 계열사로 출범한 지 불과 2년 만에 시네마서비스,CJ 등과 맞먹는 국내 최대의 배급사 중 하나로 떠오르게 됐다"며 "올해 한국영화 10편과 외화 10편 등 총 20편을 투자배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