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弗 1180원까지 급반등] 환율 급등락에 기업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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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만 해도 1천1백50원선이 깨진다고 법석을 떨었는데 불과 며칠 만에 30원 가까이 오르다니…종잡을 수가 없네요."
(주)덱트론의 이명균 이사는 23일 급등하고 있는 환율 움직임을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MP3와 LCD(액정표시장치) 등을 월평균 2백만달러어치 이상 수출하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 환율 상승은 분명 반가운 일.
하지만 최근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전문성과 관련 정보가 미흡한 중소기업으로서는 어려움이 많다고 푸념했다.
"당장 이달 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환율보장보험을 어떻게 갱신하느냐가 문제입니다.
환율 변동폭이 이렇게 커서는 원가관리가 안됩니다."
환율 등락에 따른 원가 변동 흐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탄력적인 경영이 가능한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아예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덱트론은 대부분 수출대금을 수출보험공사의 환율보장보험에 맡기고 있다.
보험계약 만기시 실제 환율이 계약 환율보다 낮으면 그 차액만큼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돼 있어서다.
지난해 이 회사는 이달 말을 만기로 달러당 1천2백11원의 환율에 보장보험을 들어둔 상태.
이를 기준으로 올 상반기 예산과 원가를 책정해 놓았다.
그러나 환율이 최근 30원가량 상승하면서 보험가격과의 차액이 급속히 줄어들었다.
사업예산 역시 환율 상승폭만큼 축소해야 할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중견 전자업체인 KEC 관계자도 "많은 사람들이 '환율 하락은 대세'라고 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뛰어오르면 당황스럽다"면서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안정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 역시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환율의 대폭적인 하락을 점치고 대규모 선물환 매도를 '감행'했던 기업들은 상당한 기회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에 대해서도 대기업 관계자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삼성을 필두로 한 수출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환율 하락에 무게를 두며 선물환 매도 전략을 강화하는 쪽에 내부 의견을 모으고 있다.
환율이 반등할 때 선물환을 미리 팔아두자는 것이다.
반면 현대자동차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은 환율이 1천1백50원대에서 바닥을 찍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으며 기존 외환운용 전략을 당분간 고수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