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역의 공장부지 이전 용지(빈터)를 아파트 용지로 전용하는 문제를 놓고 건설교통부와 경기도가 상반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의 지방육성정책과 경기도의 수도권 첨단화정책 시각이 상충되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공장이전용지의 활용문제는 관련 기업들에도 초미의 관심사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2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도내 공장들이 부득이 이전될 경우 이전 부지를 주거용지로의 변경은 절대 불허하겠다"며 "이곳에는 수도권에 적합한 첨단업종이 들어설 수 있도록 활용지침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정부가 지방경제육성을 위해 기업들이 수도권공장부지를 비싸게 팔고 지방에 싼 땅을 확보해 쉽게 지방이전을 할 수 있도록 수도권공장부지를 아파트용지로 전용해주는 정책을 발표한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수도권공장의 지방이전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건교부는 기업들이 조기에 이전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차원에서 아파트용지로의 전용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경기도는 수도권 제조업의 공동화를 막고 미래 첨단제조업 육성을 위해 제동을 걸고 있다. 당초 건교부는 8만평 규모의 LG전선 군포공장의 지방이전과 관련, 공장이전 용지를 한국토지공사에서 매입해 개발하도록 추진하면서 경기도에 용도변경 요구를 협의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주거용도 변경에 대해 불허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첨단산업 및 공업지원시설 등을 확충하는 개발방향을 제시하고 도의 입장반영을 위해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한편 도내에는 1992년부터 2000년까지 17개 대기업과 3개 중기업이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이전했으며 이들 부지는 대부분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돼 아파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인구유발로 인한 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또 경기도에서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이전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공장부지를 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바람에 많게는 1천억원까지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