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향후 환율 움직임이 증시에 관심사로 다시 떠올랐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환율의 급등 영향으로 지난달 26일 이후 가장 높은 1천1백79원을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일부 수출관련주가 기지개를 켰다. 장 초반 약세를 보였던 현대자동차 주가는 2.38% 뛰어오르며 사흘만에 반등했다. 한국타이어도 4일만에 오름세로 돌아섰고 현대모비스는 이틀째 오름세를 나타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조선주와 수출비중이 높은 영원무역삼보컴퓨터 등도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후끈 달아오른 외환시장에 비하면 주식시장의 반응은 민감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외화부채 비중이 높아 원화약세가 달갑지 않은 대한항공은 2.67% 상승했고 한국전력도 낙폭이 크지 않았다. 이는 달러화가 기조적인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약세가 개별 수출주의 펀더멘털에 긍정적인 것이지만 외환시장의 향후 추세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이 적극적인 개입을 가로막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오히려 미국 증시와 외국인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외국인의 주식매매 트렌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의 널뛰기 현상은 안정적인 환율을 중시하는 외국인 매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