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IMPACT] (1) '인수조건ㆍ남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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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계약에는 몇 가지 단서조항과 미타결 사항들이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씨티측이 공개매수 지분을 포함해 최소한 80%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조건이 달성되지 않으면 인수계약이 무산될 수도 있다.
또 향후 씨티은행 국내지점과의 통합시 어떤 브랜드를 사용할지와 인력 구조조정 문제 등도 아직 명확히 결정되지 않았다.
◆ 인수조건 =씨티그룹은 칼라일 컨소시엄으로부터 한미은행 지분 36.6%를 주당 1만5천5백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과거 30일간의 한미은행 평균 종가인 1만4천5백30원 대비 6.7%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이다.
씨티그룹은 또 같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추진, 지분율을 최소 8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개매수는 관련 기관의 승인을 받는 즉시 시작돼 45일간 진행된다.
매수대금은 공개매수기간 종료 후 5일내에 지급된다.
그러나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수가 목표량에 미달하면 공개매수 자체가 철회되고 이번 계약도 취소된다.
공개매수 성사를 위해 한미은행측은 주주들에게 공개매수에 응하도록 추천해야 한다.
만약 이를 이행치 않고 공개매수가 실패할 경우 한미은행은 씨티그룹에 8천만달러(약 9백34억원)를 배상하게 된다.
이같은 공개매수 계약 내용과 관련, 가장 주목되는 것은 한미은행 2대주주(지분율 9.76%)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다.
스탠다드차타드측이 씨티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씨티측이 목표지분인 80%를 채우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미타결 쟁점들 =23일 기자회견장에서는 한 기자가 '통합 씨티은행'이란 용어를 쓰자 하영구 한미은행장이 "브랜드가 결정되지 않았는데 명칭사용에 조심해 달라"고 항의(?)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로 미루어 향후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이 통합할 경우 어느 브랜드를 사용할지 아직 불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은행을 지점 형태로 운영할지, 별도법인을 유지할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전을 총괄한 씨티그룹의 스티브 롱 아ㆍ태 기업투자금융 대표는 "지점이냐 별도법인이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 행장은 "한미은행을 씨티은행 지점 형태로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밖에 한미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씨티은행처럼 싱가포르에 이전할지 여부와 한미은행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규모 등에 대해서도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다.
한미은행 노조는 일단 '씨티의 한미은행 인수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향후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