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1등산업으로 키우자] (2) '급변하는 세계건설시장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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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이후 해외건설시장의 수주환경이 가격과 기술력으로 싸우는 무한경쟁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가 '건설코리아'의 명성을 휘날리며 해외시장을 주름잡던 시절과는 사뭇 다른 시장 환경이다.
외환위기의 터널에서 벗어난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의 옛 영광을 재현하려 몸부림치고 있지만 쉽지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해외시장에서의 재도약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란 지적이다.
◆시장규모 확대 속 글로벌기업 속출
2000년대 들어 해외건설시장은 신흥시장이 증가하면서 규모도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다.
세계건설시장은 지난 2000년 기준,3조4천억달러에 달했고 매년 5% 이상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늘어나는 건설물량 확보를 위해 선진국 건설업체들은 국적을 초월한 문어발식 기업사냥으로 '글로벌건설기업'을 탄생시키는 등 독식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다.
이들은 자사에 필요한 역량을 보유한 외국기업들을 닥치는 대로 인수합병(M&A)해 초(超) 국적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세계 최대 건설회사인 독일의 호흐티프(Hochtif)사는 미국 내 5위 업체인 터너사를 사들여 해외건설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의 AMEC도 세계 12위인 캐나다 업체 AGRA사를 인수,설계시장에서 최정상에 올랐다.
세계 98위에 불과했던 미국의 설계업체 AECOM사는 세계 23위인 영국의 마운셀사를 인수해 단숨에 세계 11위에 뛰어올랐다.
이외에도 해외건설 10위권의 업체들은 모두 기업합병에 열을 올리면서 지역별·상품별 수주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무한경쟁 체제로 질주, 국내기업 대처 시급
공사물량이 증가하고 대형화되면서 공사발주 방식도 급변하고 있다.
단순시공보다는 프로젝트의 설계·시공 등 모든 과정을 한꺼번에 발주하는 턴키와 건설금융이 가미된 계약자금융조달방식 발주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수주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도 변하고 있다.
단순시공기술보다는 기획·설계·사업관리(CM) 등 소프트웨어가 수주전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