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이 25일 해외 현지에서 언론보도 관련 해명자료를 보내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문제의 발단은 강 장관이 참여정부 출범 1년을 맞아 한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 가운데 '강남 재건축 아파트단지를 초고층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지난 24일 저녁 건설교통부 기자실에는 사실여부를 확인하려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강 장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서울 강남은 물론 주택시장 전체를 뒤흔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그동안 줄기차게 밀어붙인 '재건축 억제'정책이 한 순간에 뒤집히는 것은 물론 참여정부 출범 후 지난 1년동안 대통령까지 나서가며 간신히 잡아 놓은 '집값 대란'의 재연을 초래할 만한 내용이었다. 급기야 건교부는 현지시간으로 25일 새벽 4시께(한국시간 25일 오전 10시) 바레인에 머물고 있던 강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용을 보고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강 장관도 "기존 시가지의 고밀도 이용은 한정된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교과서적인 원론을 말한 것"이라며 "재건축 아파트단지를 고밀도로 개발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팩스로 직접 보내왔다. 강 장관으로선 어쩌면 이번 해프닝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받아들여졌을지 모른다.국군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 중동지역 주변국들에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를 간접지원키 위해 중동지역 순방이란 강행군 도중에 터진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불가에 놓인 화약고'처럼 언제 터질지 모를 불안한 주택시장을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 던진 '교과서적인 발언'치고는 타이밍이 너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강황식 건설부동산부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