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주주 이익을 중시하는 경영풍토가 정착되고 있다. 특히 오너 일가 중심의 이사회 운영이 지양되고 전문가 출신 사외이사를 대폭 확충,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증시 반응은 기업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SKSK텔레콤 우리금융지주 등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자 증시는 주가 급등으로 화답했다. 반면 포스코 KT 신한지주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선 눈에 띄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문제와 함께 주가 저평가 등 다른 요인이 있어야 호재성 재료가 된다고 진단한다. ◆잇따르는 지배구조 개편 SK 계열사와 은행,민영화된 공기업 등이 지배구조 개편에 앞장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너 일가 경영의 종식을 선언했다.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사장이 퇴진하고 손길승 회장 및 표문수 사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SK㈜도 기존 경영진이 대거 퇴임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70%로 대폭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회장과 행장간 주도권 다툼이 빚어졌던 우리금융지주도 지배구조를 회장 책임체제로 확정했으며 신한금융지주는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포스코와 KT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함으로써 소액주주의 권리를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달리 반응 보이는 주가 SK텔레콤 SK㈜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후 크게 올랐다. SK㈜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발표된 이달 23일부터 사흘 동안 7.3% 뛰었다. SK텔레콤 주가는 25일 4.6% 올랐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8일 7천4백원이던 주가가 25일 8천7백90원으로 일주일새 18.7%나 치솟았다. 반면 포스코와 KT는 지난해 말 지배구조 개선안이 공개된 이후 주가가 큰 변동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장기 성장 가능성 고려해야 증시에서의 이같은 상반된 반응은 지배구조 문제가 어느정도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기대감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SK텔레콤과 SK㈜의 경우 경영 효율성이 높아져 기업가치가 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포스코 KT는 그동안에도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가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안은 특별한 게 없으며 오히려 장기성장성이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요인으로 거론된다. 신한금융지주도 은행업종 평균의 대우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선안에 투자자들이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