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은 25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 만큼 국익이나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큰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관심을 갖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스크린쿼터 문제도 전향적으로 바라볼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25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민들도 고통을 감내하고 한ㆍ칠레 FTA를 결과적으로 수용했는데 국산영화 한 편에 관객이 1천만명을 돌파하는 시대에 영화계가 스크린쿼터제를 고집해서는 곤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우리 경제가 2.9% 성장했는데 수출에 의한 경제성장 기여율은 무려 1백31%로 나타났다"며 "수출이 없었다면 지난해 경제는 마이너스성장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반기업 정서와 관련, "정치권과 국민들이 기업을 악(惡)의 소굴로 보는 인식이 사라져야 기업의 기(氣)가 살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며 "특혜를 받지 않거나 부정한 정치자금을 안 내고도 잘 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요즘엔 '그런 기업이 어디 있었겠느냐'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선자금 청문회에 나갔던 것도 뿌리깊은 반기업 정서를 다소나마 누그러뜨려 보려는 노력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기업들의 기를 살리겠다는 말이 최근 쏟아지고 있는데 실제로 기가 살아날지는 총선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을 격려해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이 아직까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노무현 정부 1년에 대한 경제 평가와 관련, 그는 "국민들이 예기치 못한 혼란을 상당히 겪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젠 정부의 리더십을 믿고 기다려본 뒤 평가하는 인내(tolerance)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국내 일자리는 기업 의욕을 북돋워줘야 늘어난다"며 "정보기술(IT)이나 서비스업처럼 세계 어디에도 취업할 수 있는 업종을 찾아내 거기에 맞는 인력을 양성한 뒤 내보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