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모바일뱅킹과 관련,암호체계가 서로 다른 은행에서도 고객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정 암호화 방식을 표준으로 채택할 것을 권고하자 이미 다른 방식을 도입한 국민은행 등이 반발해 갈등을 빚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암호화 방식을 SK텔레콤과 우리은행 등이 채택한 'SEED'로 표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금융결제원을 통해 각 은행에 통지했다. 현재 모바일뱅킹의 암호화 표준방식은 국민·제일·기업은행 등이 채택한 '3DES'와 우리·하나·신한·조흥은행 등이 채택한 'SEED'로 갈라져 있다. 이에 따라 보안표준이 다른 은행에서는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은 우리은행의 ATM(현금입출금기)에서 휴대폰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고객들이 은행과 휴대폰의 기종에 관계 없이 자유롭게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수 있으려면 표준이 하나로 정해져야 한다"며 "'SEED'방식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각 은행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3DES'방식으로 시스템 구축을 끝낸 국민·제일·기업은행 등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3DES'방식으로 서비스를 해와 전산투자가 이미 마무리된 상태다. 국민은행은 최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중은행간 암호화 기술표준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이미 37만여명의 모바일뱅킹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며 "뒤늦게 일방적으로 정해진 표준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의 표준이 정해지지 않으면 금융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표준방식을 채택하면 좋겠지만 합의가 안될 경우 결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에 의해 표준이 정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조재길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