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일격을 당해 비상이 걸린 김호곤호가 `시뮬레이션 훈련'으로 실전 감각 익히기에 나선다. 내달 3일 중국과의 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전을 앞둔 올림픽축구대표팀은2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붉은 악마의 응원 등을 녹화한 오디오 테이프를 틀어놓고 연세대와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예상보다 많은 관계자들이 경기장에 몰리자 전력 노출을 꺼리며 당초 계획을 바꿔 내달 1일과 2일 오후에 `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이처럼 가상 소음까지 틀어놓고 연습에 열을 올리려는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올림픽대표팀이 한일전 패배로 팀 내 분위기가 가라앉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데다 중국전에 시끄럽기로 유명한 중국측 응원단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대거 찾을것을 대비해 미리 적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 특히 중국전은 아테네를 위한 첫 관문이라는 점 때문에 김호곤 감독은 홈의 이점을 십분 활용해 연습시에도 최대한 경기 시간 및 분위기까지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응원 구호 등이 담긴 녹음 시디를 제작한 김병섭 FC네트워크 차장은 "지난 98년올림픽대표팀의 한일전 이래 처음으로 이런 훈련을 실시하게 되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실제 경기와 같은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런 시뮬레이션 훈련은 내가 취임한 이래 처음하는 것"이라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올림픽 예선에 접어들므로 이에 확실히 대비한다는 생각에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도 "올림픽대표팀에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데 김호곤 감독이 좋은 방법을 생각해낸 것 같다"면서 "이처럼 꼼꼼하게 준비하니 중국전은 문제 없을것"이라고 말을 거들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올림픽대표팀은 조재진, 정조국 등 주전 멤버들을 골고루투입돼 1학년생들이 주축을 이룬 연세대를 시종 몰아붙였지만 수차례 골찬스를 살리지 못해 0-0으로 비겼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