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1차 6자회담에서 '회담의 입'으로각국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러시아가 2차회담에서는 '침묵'으로 일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지난 1차회담 당시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 도착 때부터 발언을 자제하는 다른 참가국 수석대표들과는달리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제1차 6자회담 첫날은 '러시아의 날'이었다. 러시아 이타르 타스 통신이자국 대표단 관계자를 인용, 북.미 양자접촉을 첫 보도한 데 이어 로슈코프 차관이"북한이 북.미접촉에서 핵개발 포기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해 세계 언론의 관심을끌었다. 그러나 이번 2차 회담에서는 러시아측이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슈 코프 수석대표가 25일 첫날 회의가 끝난 뒤 "북핵 6자 회담 참가국들의 입장이 1차회담때 보다 다소 접근됐다"는 정도의 언급만 했을 뿐이다. 이를 두고 1차회담 때 러시아측의 '신속한 회담내용 전달'이 참가국들의 반발에부딪혔기 때문이란 설이 돌고 있다. 또 러시아가 한.미.중 3개국 중심으로 이뤄진 물밑접촉에서 사실상 배제됨으로써 입지가 약화된 것도 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입이 회담기간 내내 침묵을 지키고 있을 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여타 참가국들과는 달리 북.미 양측에 직접적인 현안이 걸려 있지 않아 운신의폭이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중국과의 대(對) 한반도 영향력 경쟁 차원에서도 의도적으로 회담내용을 흘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팀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