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업체들이 일제히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지출을 대폭 줄이는 한편 '새벽별보기 운동'을 펼치는 등 마케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황이 지속되면 올 하반기에는 감원이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위스키 업체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은 이달 실적이 1월보다 악화된 데다 접대비 규제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
업계는 올해 위스키 판매량이 2백70만∼2백80만 상자(9ℓ기준)로 2000년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윈저와 조니워커를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올해 예산을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지출 항목의 우선 순위를 다시 점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광고 판촉비는 물론 인건비에도 손을 대야 할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디아지오의 영업사원들은 지난달부터 '새벽별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고석삼 서울권역장은 "예전에는 밤 12시 전에 퇴근했는데 지금은 새벽 2시에나 한다"며 "업소 주인이나 종업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등 밀착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페리얼과 발렌타인을 판매하는 진로발렌타인스는 지난해 말 선보인 '임페리얼17'을 발판으로 올해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시장상황상 목표달성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영목표를 '1위'가 아닌 '내실경영'으로 바꾸고 이익을 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회사 영업 관계자는 "49만원짜리 세트 메뉴의 개발을 유도하고 카페나 모던 바쪽으로 신규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치블루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은 와인과 '미림'을 비롯한 다른 주종 판매에 주력하고 새로운 위스키 수입·판매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조류독감 여파로 일식집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판단,이쪽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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