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학교 교육 정상화 대책의 핵심인 '방과 후 밤 10시까지 수준별 보충수업'이 사교육을 대체할 정도로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수준 등에서 사설학원수준에 못미치면서 3시간이나 자율학습을 시키는데 불만인데다 교사는 늘어나는 업무부담으로 크게 반발,전교조 등은 '보충수업 불가'를 선언했다. 사설학원들은 밤 10시까지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할 경우 학원영업을 사실상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학생,자율학습은 싫어=서울시교육청 유영국 중등교육과장은 "보충수업은 밤 10시 범위 내에서 학교 자율에 맡기되 현실 여건상 교사가 가르치는 보충수업은 하루 3시간 정도로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오후 7시 이후에는 자율학습으로 실시한다는 것. 이에 대해 학생 학부모는 냉소적이다. 자율학습은 학습능률이 떨어지기 십상이어서 밤 늦게까지 학교에 남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고3 수험생 이진석군(18)은 "자율학습을 원하는 학생은 한명도 없다"면서 "보충수업이 끝나면 또 학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의 반발을 우려해 보충수업에 외부 강사가 참여할 수 없도록 한데 대해서도 학생 학부모들은 "교사수준이 학원수준에 못미치는 현실을 무시한 비현실적인 처사"라고 지적한다. ◆교사 참여 불투명=보충수업이 성공하려면 교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인데 교사와 교원단체는 학교가 학원화되고 업무부담이 늘어난다며 부정적이다. 한국교총은 성명서를 내고 "보충수업을 밤 10시까지 운영하면 교사 부담만 가중되고 교육의 질은 더욱 떨어져 공교육 정상화는 요원하게 될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도 "대부분의 전교조 교사는 보충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교사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교사자격증을 가진 사대 졸업생 등에게 시간당 3만원씩 수당을 줘 투입할 계획이지만 이는 '수업의 질'을 더욱 떨어뜨려 학생 이탈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사설학원들 강력 반발=학원들은 '고사시키려는 것이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법적으로 오후 10시 이후 학원이 강의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한국학원총연합회 강남지부 정철은 부회장은 "협회차원에서 궐기대회 등 집단 대응을 구상하고 있다"며 "7월에 선출되는 차기 교육감에게 '철회'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