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변하고 있다.


과거 투쟁 중심의 운동방식에서 탈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점을 찾는 실리주의 노선으로 운동기조가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은 이수호 위원장의 행보에서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최기문 경찰청장 등 공권력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고위층을 잇달아 방문,노동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사법당국 책임자를 만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사건'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노총의 변신은 임금인상 요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올해 임금인상 요구율을 보면 한국노총(10.7%)보다 낮은 10.5%에 머물렀다.


강성노조를 자처하며 한국노총보다는 대체로 높은 고율의 임금인상을 제시했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길거리투쟁'으로 문제를 해결해온 전임 지도부와는 확연히 다른 노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세상이 바뀌는데 노동운동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며 "내몫을 찾겠다며 투쟁만 일삼는 운동방식은 노동계를 위해서도 좋을게 없다"고 말했다.


최근 김대환 노동부 장관을 만나기도 한 이 위원장은 앞으로도 노사 관계자들을 폭넓게 만나 노동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올해 임ㆍ단투 때도 투쟁을 가급적 자제할 계획이다.


올해 임ㆍ단협 시기를 지난해처럼 6월 중순에 집중하도록 지침을 내려보냈지만 파업은 최대한 자제토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계가 반대하는 산별교섭을 확산시킬 방침이어서 민주노총의 변신이 '어디까지' 일지는 임ㆍ단협이 본격화되는 5∼6월쯤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