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기' 호기심이 첫발 .. '나의 그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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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그레고리오 1세의 말처럼 '그림을 읽어야 한다'면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을까.
'나의 그림 읽기'(알베르토 망구엘 지음,강미경 옮김,세종서적,1만8천원)의 저자는 "비평가의 관점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학생의 호기심으로 예술작품을 보라"고 권한다.
전작 '독서의 역사'로 유명한 그는 위대한 작가들의 생각을 수많은 그림 속에서 읽어내고 이를 새로운 통찰로 재탄생시킨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필록세누스부터 피카소,아이젠만 등 동시대의 화가·건축가까지 시공을 뛰어넘는 예술작품의 이면을 하나씩 펼쳐보인다.
이번 책에서는 컬러사진 33점과 흑백사진 1백50점이 그 호기심을 비추는 렌즈다.
수수께끼의 이미지를 이야기하는 로베르 캉팽의 사연이 세번째 장에 실려있다.
캉팽은 '화열 가리개 앞의 동정녀와 아기 예수'를 통해 전통적인 기독교 성화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집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을 종교적 상징으로 승화시킨 것.화열 가리개는 동정녀의 후광을 상징하고 세개의 다리를 가진 의자는 삼위일체 하느님,팔각형 타일은 앞으로 있을 그리스도의 할례를 상징한다.
필록세누스의 '이수스 전투'에는 조용히 죽어가는 페르시아 병사가 방패를 들고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의 얼굴은 자신의 모습만이 아니라 세상의 탄생과 사멸을 함께 반영한다.
창조주와 피조물,초상화와 관찰자가 넘나드는 경계,그 접점에서 작가는 원천적인 '반사의 이미지'를 발견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