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들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27일 중소기업인들이 자신들의 대표를 교체했다. 앞으로 3년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를 이끌 수장으로 김용구 전(前) 광업조합장을 선출했다. "중소기업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사람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김용구 신임회장의 슬로건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1차투표에서 과반수 획득 후보가 없어,2차투표까지간 접전속에서 극적으로 김 신임회장이 승리함으로써 중소기업중앙회 운영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격적인 인사" 예고=김 신임 회장은 선거전에서부터 인사문제에 대한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경영마인드를 가진 CEO형 상근부회장을 공모를 통해 뽑겠다"고 밝혔다. 또 유명무실한 자리였던 5명의 비상근 부회장에게도 각각 철강 기계금속 식품 등 업종별로 실권을 맡겨 업무를 분담하는 이른바 "업종별 부회장제"를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기협중앙회 실무자들사이에 벌써부터 "직제 및 인사 태풍"이 불어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김회장은 중소기업조합 이사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따라서 기협중앙회 운영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광업회사인 (주)신동을 경영하고 있다. 신동은 강원도 정선에서 석회석을 생산하는 회사로 매출액이 1백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협중앙회 운영방향 변화=기협중앙회 회장이 치열한 선거전끝에 교체됐다. 이에따라 앞으로 중소기업조합 운영에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김 회장은 당선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거로 인해 분열된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6명의 후보가 격렬한 선거전을 치루면서 중소기업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겨났다는 얘기다. 한 중소기업조합 이사장은 "재선에 실패한 김영수 전 회장이 비교적 보수적이었고 비공개적 운영을 해왔다는 구설수에 자주 올랐던 점을 의식해 중소기업인들사이의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김회장은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해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중소기업연구원(기협중앙회 소속의 정책연구기관)의 자산을 1천억원으로 늘려 중기정책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연구원의 자산은 80억원이다. 이와관련 김 신임회장은 "3백50억원의 가치가 나가는 경기도 용인의 개발훈련원을 출연하고 나머지는 국가 예산의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가장 치열했던 선거=올해 기협중앙회장 선거전은 역대 가장 치열한 경합이 벌어진 "결전"으로 기록될 수 있다. 우선 6명의 후보가 나서 후보자 수 자체가 많았다. 여기에 모두들 선거일 직전까지도 중도 사퇴를 거부하고 선거전을 지속했다. 과거엔 중도 사퇴 후보가 잇따라 최종 선거일이 오면 단독 혹은 2-3파전이 벌어지는 경우가 흔했으나 이번에는 선거 당일에도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1차투표에서는 선거 인단(참석자 1백92명)가운데 김영수 전 회장이 67표,김용구 신임회장이 55표를 얻어 김영수 회장의 재선이 점쳐졌다. 그러나 2차결선투표에선 상황이 역전됐다. 김 신임회장이 98표로 김영수 회장(91표)을 눌렀다. 2차투표에서 김용구 회장쪽으로 대거 표몰이가 된 것이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김 신임회장은 현역 조합장은 아니지만 지역별 모임과 개인별 친목 단체를 대상으로한 얼굴 알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