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은 27일 베이징에서 3일째 회의를 갖고 공동발표문 초안에 일단 합의했다. 하지만 회담의 최대 쟁점인 고농축우라늄(HEU)핵프로그램 문제를 2주후 부터 열리는 실무회의(워킹그룹)로 넘겨,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데는 실패했다. 공동발표문에는 실무회의 신설 회담 정례화 핵동결 보상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참가국들은 북핵문제를 세부적으로논의하기 위한 실무회의를 신설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실무회의는 본회담과 본회담 중간에 차석대표들이 모이는 실무회의체로 세부사항을 조율,6자회담에 제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실무회의는 또 북한의 "포괄적 핵폐기"문제와 북핵동결 때 에너지 지원문제도 논의한다. 이와 관련,한국은 이날 회의에서 북핵해법 2단계의 첫 조치인 "핵동결때 대북 에너지 지원"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중.러는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한 핵동결시 에너지지원을 하겠다는 용의를 표명했으며 미국과 일본도 이해와 지지를 표명한 상태다. 참가국들은 6자회담 정례화에도 합의,제3차 6자회담은 오는 4월 에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핵폐기의 원칙과 범위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공동발표문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국들은 회기를 하루 더 연장하면서까지 의견절충을 계속했으나 회담의 핵심사항인 북핵폐기의 원칙과 표현을 놓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모든 핵에 대해 CVID(완전하고,검증가능하고,되돌이킬 수 없는)방식으로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북한은 "핵"이 아니라 "핵무기" 개발계획만 폐기하고 평화적 핵 활동은 유지하겠다며 맞섰다. 이에 따라 북.미 양측의 원칙을 아우를 수 있는 표현에 의견접근을 시도했다. 북한이 거부감을 보이는 "Complete(완전한)" 대신 "Comprehensive(포괄적)"란 표현을 써서 핵폐기 용의를 표명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끝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국수석대표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동발표문이 나온다고 해서 당장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북핵 해결을 위해선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권순철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