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치안 통제권을 이집트측에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할 경우, 이집트가 이 지역의 치안유지 역할을 맡아주도록 이집트측에 제안했다고예루살렘 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이집트는 가자지구를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빼앗겼으며 장차이곳에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25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더라도 이집트가 가자지구를 다시관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집트는 이스라엘군의 철수 후 치안공백을 틈타 팔레스타인 과격단체하마스가 가자지구 통제권을 장악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제의를 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스라엘 신문들은 분석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스라엘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라파 국경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할지역을 분할하는 `필라델피아 회랑(回廊)'의 통제권을 이집트측에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군이 이 전략적 회랑지대에서 철수할 지에 아직 최종 결정을내리지 않았지만 이집트에 통제권을 넘겨주는 방안이 이집트와 미국 관리들간에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라파지역 팔레스타인 난민촌 외곽을 따라 이어지는 `필라델피아 회랑'은 폭이수 백m에 불과하며, 지난 3년여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간 무력충돌이 빈발했던 곳이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 국가 정보기관인 모사드 총책 메이어 다간을 카이로에 비밀리에 보내 아리엘 샤론 총리의 팔레스타인 분리정책과 가자지구 철군에 따르는 치안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하마스를 비롯한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가자지구를 통제하게 될 경우,이들이 자국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영향을 줘 정권안보에 위협이 될 가능성을우려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한편 샤론 총리는 다음주 도브 와이스글라스 비서실장을 워싱턴에 보내 팔레스타인 분리정책을 설명하고, 가자지구 치안 통제권을 이집트에 이양하는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관리들이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