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반군이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향해 집결을 계속하고 각국 민항기들이 아이티행 운항을중지함에 따라 포르토프랭스의 고립이 심화되고 극도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사임을 거부하고 있는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에 대해 혼란의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28일 포르토프랭스는 에어 프랑스가 아이티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아메리칸에어라인, 에어 자메이카 등이 속속 운항을 중단함에 따라 고립상태에빠졌다. 이날 도미나카로 향하는 9인승 비행기에 타기 위해 200명이 한꺼번에 몰리기도했으며, 프랑스, 브라질, 캐나다, 미국은 군병력을 탑승시킨 군용기를 포르토프랭스로 보내 자국민을 대피시켰다. 미국을 향해 탈출하려는 아이티 '보트피플'도 속출했으나 대다수가 미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붙잡혀 지금까지 약 350명의 아이티인들이 아이티로 되돌려 보내졌다. 시내 곳곳에서 총탄이 날고 불길이 치솟고 있으며 포르트프랭스 종합병원의 시체안치소에는 30구에 달하는 시체가 쌓였고, 손을 뒤로 묶인 채 처형당한 남자의 시체가 교외 병원에서 발견되고 눈이 가려진 시체 2구가 항구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포르토프랭스 항구에서는 수천명의 아이티인들이 몰려나와 미국국제개발청(UNAID)의 구호 물품과 의약품들을 약탈하고 있으며, 아이티인들이 장화와 마스크를 쓰고썩은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의 식품 가격은 지난 5일 고나이브에서 반군들이 봉기한 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터미널 등에는 콩이나 옥수수 가루 등 비상 식량을 거래하는 암시장이 생겨냈다. 한편 지난 27일 밤 아이스티드 대통령이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고 거듭 공언한가운데 반군 지도자 기 필립은 이날 수도로 계속 진격하고 있지만 수도 공격은 미국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1-2일간 미룰 것이라고 인터넷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국은 이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의 서면 성명을 통해 "이런 폭발 직전의 위기는 상당부분 아리스티드가 만든 것"이라며 "민주주의 원칙들을 접목시키는데실패한 그가 오늘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분파 대립과 그칠 줄 모르는 폭력을 낳았다"고 아리스티드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또 "지금 아리스티드에게 요구되는 것은 자신이 아이티를 계속 통치할 역량이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라며 그의 사임을 거듭 촉구했다. 매클렐런은 "미국은 아이티에 믿을 만한 정치적 해결책이 마련된 후에 다국적치안유치군을 지원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르토프랭스.워싱턴 AP.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