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28일 3차 6자회담을 올 상반기내에 개최하고 이를 위해 실무그룹을 구성키로 합의했다.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등 참가국들은 2차회담 마지막날인 이날 베이징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7개항의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이와 관련,정부는 이번주 중 실무그룹준비회의를 소집,조태용 외교통상부 북핵기획단장을 팀장으로 내정하고 미국 중국 등과 실무그룹회의 개최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달 중순 실무그룹 회의=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6개국이 3차회담을 2분기내에 베이징에서 개최키로 합의,대화의 모멘텀을 이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1차회담 이후 2차회담 일자를 잡는 데만 반년이 소요됐다. 실무그룹 신설은 사실상 회담의 상설화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르면 이달 중순에 신설될 실무그룹은 △핵폐기 대 안전보장팀 △핵동결 대 상응조치팀 등 2개 분과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가국들은 이와함께 의장성명에 "핵문제 및 관심사를 다루는데 있어서 상호 조율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대량살상무기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에 대한 협의통로를 개설했다. 의장성명에는 담아내지 못했지만 북한이 핵폐기를 전제로 한 동결때 에너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연 것도 의미있다. 한·중·러가 에너지 지원 동참의사를 표명했고 미국과 일본은 이해와 지지를 밝혔다. ◆핵폐기 범위 공방 지속=고농축우라늄(HEU)핵 프로그램과 핵 폐기 범위 등 핵심쟁점에서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한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북핵 해법의 1단계인 '북한의 핵동결 용의 및 다른 참가국의 대북안전보장 용의표명 선언'에도 이르지 못했다.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농축우라늄은 없다"며 "이를 만들기 위한 설비 및 과학·기술자도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지난달 25일 개막 인사말에서부터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라"고 북한에 압박을 가해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핵폐기 범위를 놓고도 양측은 설전으로 일관했다. 북한은 "원자력은 의학 건강 농사 발전에도 쓰이는데 왜 없애느냐"며 평화적 핵 활동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모든 핵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맞섰다. 향후 북·미 어느 한쪽의 양보가 없는 한 차기회담에서도 핵 폐기의 원칙과 범위를 놓고 지루한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권순철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