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21개 지역에 대한 토지투기지역 지정 이후 토지시장에서는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땅주인들의 다운계약서 요구다.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실거래가보다 낮게 계약서를 작성해줄 것을 매수인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매수인들은 현 지주의 양도소득세까지 자신이 덤터기 쓸 수 있어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땅주인들은 배짱이다. 땅주인이 거래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시장 상황 때문이다. 김포시 D공인 관계자는 "매수인측이 차가 막혀 2시간 정도 늦게 나타나자 지주가 '기분 나빠서 계약 못하겠다'면서 가버렸다"며 "아직도 땅주인들 사이에서는 팔 곳은 많다는 심리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배짱 호가도 여전하다. 김포신도시 주변의 공장터 시세는 평당 1백2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지만 평당 1백50만원을 주지 않으면 팔지 않겠다고 배짱을 부리는 지주들이 대부분이다. 땅주인들이 땅을 팔게끔 유도하는 이른바 '지주작업'에 동원되는 현지인들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개 외지 부동산들은 매물 확보를 위해 현지 토박이를 고용해 지주작업에 나선다. 평소 같으면 중개업소 사장이 토박이를 쥐락펴락한다. 그러나 매물 확보가 워낙 어렵다보니 중개업소 사장은 지주작업을 하는 토박이에게 끌려다니는 처지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