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지정ㆍ거래허가제 강화] 땅주인들 "갖고있으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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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투기지역 지정,공시지가 인상,국세청 세무조사,토지거래허가제 강화 등 일련의 정부대책이 단기 효과를 보는듯 하다는게 최근의 토지시장 분위기이다.
가격 상승세가 멈추면서 거래도 끊기다시피했다.
그러나 토지시장으로 몰린 시중 부동자금은 빠져나갈줄 모른채 여전히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투기지역 주변 지역으로 스며들고 있다.
땅주인들도 "갖고 있으면 계속 오를텐데 왜 파느냐"며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다.
땅을 사겠다는 사람들도 "눈치보기"속에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수도권에선 새 먹잇감 찾아 이동
수도권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김포신도시 일대는 조용했다.
신도시 예정지 주변 중개업소 밀집 지역에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외지인 차량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곶면 등에선 문을 닫은 중개업소들도 많았다.
양촌면 신도시공인 관계자는 "김포지역 중개업소는 현재 8백50여개 정도로 2년 전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다"며 "투기지역 지정으로 거래는 크게 위축된 반면 중개업소는 자꾸 늘어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김포에서 강화도 쪽으로 넘어가자 사정이 달라졌다.
여기저기에서 지적도를 든 사람들이 목격됐다.
투자처를 찾기 위해 현장답사를 온 사람들이다.
강화도 길상면 대명공인 관계자는 "보상을 앞둔 김포시 양곡지구와 마송지구 등의 원주민들이 강화도 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실수요와 가수요가 탄탄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의 영향으로 수도권 동쪽에서 유일하게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남양주에선 투기지역 지정 이후 문의전화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일단 조용해진 신행정수도 후보지
신행정수도 후보 중 하나인 충북 청원군 일대 중개업소들은 최근 들어 거래가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오창지구 내 A공인 관계자는 "오창지구 내 단독택지 소유주들은 양도세에 대한 부담으로 일제히 매물을 거둬들였다"고 말했다.
당초 평당 60만원선에 공급된 단독택지 매매가격은 1백70만원선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번 토지투기지역 지정으로 인해 세금부담분인 평당 20만원가량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귀띔이다.
거래는 없지만 가격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송지구 K공인 관계자는 "오창지구 및 오송지구개발,경부고속철도 역사 건설 등 호재가 많아 사겠다는 사람은 여전히 많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청원군 경부고속철도 역사 주변 토지시장도 한산했다.
강외면 소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토지투기지역을 피해 행정수도 후보지 외곽지역으로 분산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공주시 계룡시 연기군 등 다른 행정수도 후보지 토지시장도 외지인들의 관심은 높지만 투자에 주저하는 '정중동' 상태에 들어갔다.
◆강원권은 호재에 둔감
강원도가 용평리조트 인근에 1백50만평 규모의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조성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달 27일 평창군 횡계와 용산리 일대는 의외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횡계읍내 부동산 관계자는 "리조트 개발계획 발표 이후 용평리조트 인근의 매물정보를 묻는 전화만 다소 늘었다"며 "평창군 일대는 이미 작년에 많이 올라 3억∼5억원 안팎의 개인투자자들이 살 물건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근 오대부동산 김세기 대표는 "리조트 개발 외에도 오대산리조트타운 조성 등 장기적인 개발 재료가 많아 올 들어 일주일에 4∼5명이 현장답사를 올 정도로 관심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기획부동산 등의 기승이 심할 것으로 보여 개인투자자들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화·김포=조성근·오창=김진수·
평창=김형호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