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시장 현장르포…투기지역 거래 '뚝'] 뭉칫돈 주변지역으로 '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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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땅 거래 찾아보기 힘들어요." 중부고속도로 오창IC 인근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그랜드공인 박재영 이사(37)는 토지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오송·오창지구 일대 토지시장에서는 거래가 완전히 실종됐다고 말했다.
29일 수도권과 충청권,강원권의 토지시장을 둘러본 결과 그동안 땅값 상승을 주도했던 투기 열풍 지역은 정부의 잇단 대책으로 거래가 뚝 끊겼다.
대신 이들 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렸던 부동자금이 새 투자처를 찾아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는 조짐이 완연히 감지됐다.
토지 거래가 실종된 것은 정부가 지난 23일 전국 21개 지역을 양도세가 실거래가 기준으로 과세되는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하면서부터.
땅 주인들은 "평균 3배 이상 늘어난 양도세가 아깝다"며 팔려고 내놓았던 땅을 회수한 반면 매수 대기자들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바뀌면서 일부 땅 주인들은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토지거래 계약서에 실거래가를 낮게 기재하는 이른바 '다운계약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매수자측은 이에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발빠른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토지투기지역을 피해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 불당택지개발지구 맞은편에 자리잡은 J공인 관계자는 "향후 1년 동안 천안·아산지역에선 2조원에 육박하는 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라며 "양도소득세 부담도 피하고 보상특수도 노릴 겸 해서 보상금을 받은 원주민들이 땅을 살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 인근 예산 등지로 투자자들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 길상면 K공인 관계자도 "김포신도시의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곳이어서인지 좋은 매물만 있으면 언제든지 사겠다는 매수세가 줄을 서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