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마다 독특한 색깔이 있다. 그냥 눌러 앉아 푹 쉬는 게 어울릴 것 같은 데가 있는가 하면,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니며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 곳도 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후자쪽이다. 서울 보다 더한 교통체증과 탁한 공기가 도심에 가만히 머무르는 것을 힘겹게 하는 점도 있지만,눈으로 확인하고 가슴에 담지 않으면 배기지 못하게 만드는 관광명소들이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게 그 이유다. 세계문화유산만 해도 자금성,만리장성,천단,이화원,명청시대 황릉,베이징원인유적 등 6곳에 달한다는 점이 '무궁무진한 볼거리의 베이징'을 함축해 말해준다. 시내관광은 보통 자금성에서 시작한다. 자금성은 명·청시대 24명의 황제가 살았던 궁. 중국 대륙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규모가 엄청나다. 남북 9백60m,동서 7백50m에,방 수만도 9천9백99칸(실제는 8천8백86칸)에 달한다. 그냥 가로질러도 2시간이 넘게 걸리며,찬찬히 살펴보려면 하루해가 모자랄 정도다. 황제가 정무를 책임지고 관리하던 장소로 태화전 중화전 보화전 등이 중심을 이루는 외조와 황제의 개인적 공간에 해당하는 내정으로 나뉘는데 그 자체가 고궁(故宮)박물원이다. 자금성 북쪽으로 나서면 경산공원이 있다. 정상의 만춘정에 서면 자금성 전체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수 있다. 조망이 좋기로 베이징에서 이곳을 능가하는 곳이 없다. 천안문광장을 자금성과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중산공원을 사이에 두고 자금성의 오문과 일직선상에 있는 천안문 앞의 이 광장은 세상에서 제일 큰 광장으로 손꼽힌다. 동시에 1백만명이 모일수 있다고 한다. 중국 민주주의 운동의 상징처럼 각인되어 있는 1989년의 천안문사태로 더욱 널리 알려졌다. 천안문광장에서 계속 아래로 내려가면 천단공원이 나온다. 천단은 명·청시대 황제들이 제사를 지내며 풍년을 기원하던 곳. 자금성 3배 크기의 세계 최대 제전용 건축군을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의 전통 인식구조인 천원지방의 원리에 따라 건축물들이 배치되어 있다. 건물의 외형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자금성의 동쪽 왕부정거리는 베이징의 대표적 번화가. 현대화된 베이징의 모습과 함께 쇼핑을 즐길수 있다. 유리창은 골동품거리. 청대의 거리를 재현해 놓은 곳으로 옛 중국의 정서를 접해볼수 있다. 베이징 서쪽 외곽 해정구에 있는 이화원은 중국에서 규모가 제일 크고,형태도 잘 보존되어 있는 황족의 정원. 서태후의 여름별장으로 더 유명하다. 땅을 파 만든 곤명호와 그 흙을 쌓아 만든 만수산 등 자연을 응축해 놓은 모습이 구경할만하다. 만리장성으로 가보자. 만리장성은 춘추전국시대 나라마다 쌓은 성을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연결해 완성한 것. 서쪽 산해관에서 동쪽 가욕관까지 1만2천7백리(6천㎞)에 달하는 구조물이다. 베이징에서 서북쪽으로 70㎞쯤 떨어진 팔달령장성에서 그 모습을 제일 잘 볼 수 있다. 명13릉도 필수코스. 베이징 서북쪽의 천수산 자락에 위치한 명13릉은 명나라 황실 전용 묘역이다. 명나라 17명의 황제 중 13명과 23명의 황후가 잠들어 있는데 풍수지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보고 느끼는 점이 많겠다. 팔달령장성에서 40분정도 더 가면 용경협이 나온다. '작은 계림' '작은 삼협'으로 불리는 불리는 명소다. 남방산수의 부드러움과 북방산수의 웅장한 모습을 두루 갖추고 있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 여행수첨 > 자유여행사(02-3455-0006)는 '베이징 완전일주 4일' 여행을 안내한다. 천안문광장,만리장성 등 중국과 베이징을 상징하는 관광명소를 샅샅이 둘러본다. 중국 전통 기예공연을 보고 중국 전통의 오페라격인 경극을 다과와 함께 즐긴다. 여행의 피로를 풀수 있는 발마사지 시간도 두었다. 한식 불고기,샤브샤브와 북한음식(해당화식당)을 맛본다. 중국 궁중요리와 태가촌의 다양한 요리도 즐긴다. 전일정 딜럭스 5성급 호텔을 이용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이용,매일 출발한다. 3월말까지 1인당 29만9천~39만9천원.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