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28.미국)는 역시 '매치플레이의 달인'이었다. 우즈는 이변이 많고 운도 많이 따른다는 매치플레이에서 무려 6명의 선수를 차례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다. 우즈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골프장(파72)에서 36홀 매치플레이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7백만달러) 결승에서 데이비스 러브3세(40.미국)에게 3&2(2홀 남기고 3홀차 승리)의 완승을 거두었다. 대회사상 처음으로 2연패를 달성한 우즈는 올시즌 첫 우승컵을 따내며 '세계랭킹 1위'의 자존심을 살렸다. 우승상금 1백20만달러(약 11억7천만원)를 받은 우즈는 시즌상금 1백73만1천달러(랭킹 3위)로 이 부문 선두 비제이 싱(2백3만8천1백40달러)에 30만달러 차이로 다가섰다. 이번 대회가 프로데뷔 후 1백49번째 경기인 우즈는 미PGA투어대회 최단경기 40승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보탰다. 지금까지 2백21경기째 40승을 달성한 잭 니클로스가 이 부문 기록을 갖고 있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WGC시리즈에서 14차례 출전해 8승을 거두는 등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승리로 이 대회 12연승(총 20승3패) 행진을 이어간 우즈는 매치플레이에서만 30승1무5패라는 놀라운 승률을 남겼다. 우즈의 대회 2연패는 쉽지 않았다. 초반 드라이버샷 실수가 잇따르며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우즈의 카리스마에 눌린 러브3세가 홀이 진행될수록 잇단 퍼트미스를 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36홀 경기 가운데 전반 18홀은 러브3세의 우세였다. 그러나 1홀차의 박빙의 리드였다. 우즈와 맞붙어 세번이나 2위에 그쳤던 러브3세는 초조해진 탓인지 후반 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고,그때를 놓칠세라 우즈의 반격이 시작됐다. 전환점은 우즈가 극적인 버디를 낚은 후반 7번홀(파4). 드라이버샷이 깊은 러프에 떨어져 나무 틈새로 겨우 그린이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우즈가 웨지로 친 두번째샷은 절묘하게 나무 사이를 빠져나와 홀 3.6m 뒤에 안착했다. 우즈가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1홀차 리드를 잡자 러브3세는 이후 8,9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제풀에 무너졌다. 순식간에 3홀차로 앞선 우즈는 남은 7홀동안 러브3세에게 단 1홀도 내주지 않아 후반 16번홀에서 총 34홀의 '혈투'를 마감했다. 처음 이 대회 결승에 오른 러브3세는 70만달러(약 8억2천만원)의 적지 않은 상금을 챙겼지만 우즈에게만 매치플레이 3전3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000년 이 대회 우승자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는 3,4위전(18홀 매치)에서 스테판 리니(호주)를 2홀차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