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땅'이야기] <29> '혹시 지주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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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촌신도시에 사는 A씨는 지난 97년 투자목적으로 김포시 진흥지역 내 농지 2천평을 샀다.
매입가격은 평당 10만원 이하였다.
A씨는 길게 보고 그저 묻어둔다는 생각으로 땅을 샀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자신이 산 땅 건너편에 장기택지개발지구가 들어선다고 발표됐다.
그리고 지난해엔 장기지구와 바로 인접해 김포신도시가 건설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 같은 호재가 연이어 터질 줄은 상상도 못했던 터라 하늘을 날듯이 기뻤다.
땅값은 정확히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평당 수십만원 정도는 될 것으로 짐작됐다.
그런데 올들어 김포지역 중개업소 3∼4곳에서 집중적으로 땅을 팔라고 제의를 해왔다.
평당 55만원을 받아주겠다고 했다.
중개업소들이 끈질기게 전화를 해대는 데다 기대이상의 수익을 거둔 터라 팔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최종 결심을 하기 전 토지 전문가에게 상담을 해보기로 했다.
상담결과는 뜻밖이었다.
A씨의 땅은 지금 당장 내놔도 70만원은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개천을 사이에 두고 택지개발지구와 접하고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게다가 도시계획상 그 땅과 접해 도로가 뚫릴 예정이었다.
그럼에도 중개업소들이 55만원을 제시한 것은 자신들이 15만원 정도 붙여서 되팔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만약 컨설팅을 받지 않았으면 3억원이나 손해를 보고 땅을 팔 뻔한 셈이다.
A씨는 컨설팅 비용으로 지급한 50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 처럼 개발예정지역에선 중개업소들이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안감힘을 쓴다.
수요는 많지만 매물이 적다보니 매물 확보가 수익의 관건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땅주인의 연락처를 찾아내 높은 값을 쳐주겠다며 매도를 종용한다.
중개업소들은 이를 두고 '지주작업'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주작업을 하는 이들 중엔 시세를 속이는 경우도 있다.
컨설팅을 받든 아니면 스스로 발품을 팔든 자기 땅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
< 도움말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 (02)2009-3622 >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