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ㆍ시민 '고철 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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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솥이나 못쓰는 냄비 찾습니다.'
철강 대란으로 제조업 공장, 아파트 공사 현장,지방자치단체 수해복구 공사까지 차질이 빚어지자 포스코 등 철강업체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단체와 지자체 공무원들까지 '고철 모으기운동'에 나서고 있다.
철강업체들이 몰려있는 포항 일원뿐만 아니라 철근 부족으로 전국체전 준비 공사에 비상이 걸린 충북도와 수해복구 공사가 많은 지역의 주민들도 잇달아 동참하고 있다.
집안의 금붙이를 모아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시민들이 7년여 만에 '산업의 쌀'인 쇳조각을 모으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것.
포항지역 시민단체들은 최근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숨은 자원 모으기' 범시민 발대식을 갖고 고철 수집에 들어갔다.
새마을지도자 포항시협의회 지도자 및 부녀회원 2천여명은 이달 말까지 '고철 1백t 수집 목표'를 세워놓고 일일 수집반을 편성해 시내 전역을 돌고 있다.
수집된 고철은 자원재생공사를 거쳐 철강원자재 수요업체에 보내진다.
또다른 시민단체들은 읍ㆍ면ㆍ동마다 고철수집 동참을 호소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전단지 1만장을 배포하기로 했다.
대구시 달서구도 '나라사랑 고철 모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구청 공무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나서서 가정에 버려진 고철, 열쇠 뭉치, 헌 주방용품, 캔 등을 동사무소나 새마을운동협의회 등에 보내 줄 것을 호소하고 수집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새마을운동 달성군 지회도 남녀 새마을 지도자 5백여명이 3월 한달간 읍ㆍ면별로 7t씩 모두 70t의 고철을 모으기로 하고 캠페인에 돌입했다.
철근 품귀현상으로 오는 10월 전국체전 준비에 비상이 걸린 충북 도민들도 철근모으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철근이 없어 수해복구공사를 대부분 중단한 안동시와 청송 영양 울진 예천군 지역 주민들은 버려진 철근 등의 수집운동을 펴고 있다.
포스코, INI스틸, 동국제강 등 포항지역 철강업체 직원들은 현장에 버려진 고철줍기에 나섰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작은 쇳조각부터 시설교체 후 방치된 노후설비까지 뒤지고 있다.
경북 포항시 새마을회 이원만 회장은 "외환위기를 금을 모아 극복했던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철강대란으로 시름에 잠겨있는 산업계에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ㆍ대구=신경원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