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코스닥 '백약이 무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코스닥증권시장 신호주 사장 등 임직원들은 지난달 26일 '스타주식 투자펀드'에 대거 가입했다.
그러나 이날 공교롭게도 '코스닥 스타지수'는 도입 한달만에 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을 대표하는 우량종목 30개로 스타지수를 만들었지만 시장반응은 냉랭하다.
코스닥시장이 투자주체 모멘텀 주도종목 없는 '3무(無)장세'에 시달린지 오래다.올들어 지수단위를 10배 높이고 스타지수까지 내놨지만 활력을 찾을 기미가 없다. 개인들이 시장을 외면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기관도 다를 바 없다. 최근 신규등록주는 등록 첫날부터 쏟아지는 기관매물 때문에 발목을 잡히기 일쑤다.외국인투자자는 '종목 사냥'을 즐기지만 언제 태도를 바꿀지 알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코스닥시장은 루머와 '억지 테마주'가 활개치는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조류독감 황사 EBS수능방송 등 단기 테마가 꼬리를 물고 등장하고 있다.
테마종목은 며칠간 급등했다가 테마가 잠잠해지면 무섭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저가주 중에는 상·하한가를 반복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이럴 만한 이유가 있다.
대주주 횡령사건이 끊이지 않고 실적악화로 자본잠식과 감자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M&A(인수·합병)를 가장한 '머니게임'을 벌이는 경우도 적지않다.
코스닥을 살릴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등록·퇴출요건 강화를 통한 신뢰회복 외에는 다른 처방이 있을 수 없다.
코스닥시장이 최근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등록·퇴출요건 강화(52%)와 공시강화 및 불공정거래 근절(37%)이 코스닥의 최우선과제로 꼽혔다.이를 위해선 퇴출기업을 솎아내는 데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
뿌리깊은 불신을 씻어내지 않고서는 등돌린 '투심'(投心)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이건호 증권부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