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9일(현지시간)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의 망명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아이티에 '다국적 평화군'을 파견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 해병대 1진 1백명이 이날 밤 다국적군 선두부대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들어갔다. 안보리는 보니파스 알렉상드르 아이티 대통령 직무대행의 요청에 따라 회의를 소집,"아이티 정정불안은 다른 국가로 대량의 난민탈출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국제평화와 안보,카리브해 지역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며 평화군 파견을 전격 결정했다. 안보리는 다국적 평화군의 주둔 기간을 '3개월 이내'로 규정했지만,이후에는 후속부대인 '안정화군'을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미군 해병대 이외에도 프랑스와 캐나다 및 카리브해 국가들의 병력이 현지에 추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망명길에 오른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은 1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했다. 현지 관리는 아리스티드가 최종 망명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기 전에 이곳에 며칠 체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남아공정부는 아리스티드의 남아공 망명계획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아리스티드의 망명에도 불구,폭도들이 수도 등지에서 약탈과 방화를 일삼아 아이티의 극심한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대통령직을 승계한 알렉상드르 대법원장은 아이티 헌법상 의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연초 의원들의 임기만료로 의회구성이 불가능해 권력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