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잭슨 감독의 판타지영화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이 제76회 아카데미 주요 부문 상을 휩쓸었다.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반지의 제왕3'가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각색상 작곡상 등 11개 부문상을 받았다. 이로써 '반지의 제왕3'는 '벤허'(1957년)와 '타이타닉'(97년)과 함께 아카데미상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반지의 제왕'시리즈는 1편(4개상)과 2편(2개상)을 포함,총 17개 상을 수상,시리즈로는 아카데미 사상 가장 많은 상을 받았다. '반지의 제왕'은 또 판타지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았고 1,2편을 포함한 3개 시리즈가 3년 연속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는 기록도 세웠다. '반지의 제왕3'은 지난달 말까지 전세계에서 10억5백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흥행성과 작품성에서 모두 찬사를 받는 영화가 됐다. 이는 18억달러의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2위의 흥행기록이다. 특히 '반지의 제왕'3개 시리즈의 흥행수입은 총 28억달러에 달한다. 여우주연상은 '몬스터'에서 7명을 살해한 매춘부역을 소화해 낸 샤를리즈 테론이 받았고 남우주연상은 '미스틱 리버'에서 딸을 죽인 살인범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가장역의 숀 펜이 차지했다. 아카데미 사상 여성 최초로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각본상을 받는 데 그쳤다. 평생공로상은 '핑크 팬더'와 '피부 깊숙이'등을 연출한 에드워드 블레이크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은 배우 빌리 크리스털이 작품상후보에 오른 '미스틱 리버'를 감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경의를 표시하는 뮤지컬 오프닝쇼로 개막됐다. 이어 아카데미상을 네 번이나 받았던 캐서린 헵번을 비롯 그레고리 펙,찰스 브론슨,존 슐레진저 감독 등 지난해 타계한 영화인들의 작품을 상영하며 그들의 영화혼을 기렸다. 그러나 지난 50년대 매카시선풍에서 동료들을 공산주의자로 밀고했던 고 엘리아 카잔 감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