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인상 압박이 소재, 내구소비재에 이어 식음료 같은 생필품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두부 콩나물 식용유 캔참치 등 일부 품목은 이미 올랐고 음료 커피 당면 우유 과자 등의 가격도 조만간 줄줄이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이러다간 상반기중 '가격인상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원인은 국제 원부자재 가격 급등. 대두(콩) 커피 옥수수 고철 밀 설탕 알루미늄 등이 작황 부진과 해상 운임 상승, 중국 수요 급증, 주요 국가의 수출 중단 등으로 인해 두 자릿수 이상 올랐다. 롯데칠성이 분석한 원부자재 가격 동향을 보면 '가격인상 대란'이 현실화될 것임을 암시한다. 캔을 만드는 알루미늄의 t당 가격은 1천7백25달러. 작년 평균(1천4백32달러)보다 20.4%나 뛰었고 석판(철)은 t당 79만원에서 87만원으로 10.1% 올랐다. 이 때문에 캔 납품업체들은 음료업체와 동원F&B CJ 등 통조림 업체들에 20% 인상(2백40㎖ 캔의 경우 68원에서 80원으로)을 요구했다. 대부분의 식음료에 들어가는 전분당(과당 전분 물엿 포도당) 가격도 옥수수 국제가격 폭등으로 조만간 15∼18% 오른다. 옥수수 값이 오르면 전분당 가격이 오르고 식음료 가격이 뒤따라 오르는 구조다. 옥수수 국제가격은 부셸당 2백85센트로 작년 평균치보다 22.3% 급등했다. 밀가루 역시 국제 소맥가격 상승으로 5∼7%의 가격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전분당과 소맥 대두 등의 가격인상으로 인해 연간 약 1백20억원의 원가 부담이 발생한 상태"라고 전했다. 페트용기 원료인 레신도 kg당 1천2백45원에서 1천3백50원으로 10%가량 올랐고 용기 보호를 위해 둘러싸는 얇은 필름(LDPE) 가격도 t당 95만원에서 1백20만원으로 38% 상승했다. 1.5ℓ 페트병 기준으로 개당 1백95원에서 2백14원으로 오른 셈이다. 커피는 해상 운임 상승 등으로 인해 작년 평균에 비해 17.6% 오른 t당 1천6백20달러에 달했다. 종이상자 가격도 국제 펄프 가격이 t당 5백30달러에서 5백80달러로 올라 3∼5% 올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대두는 25∼40%가량 수입가격이 올라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너무 많이 올라 한꺼번에 원가에 반영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상반기 하반기 등 두 차례에 나눠 가격을 올리는 업체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