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효과'…올 흑자목표 절반 달성 ‥ 2월 수출 46%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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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하락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기록적인 신장세를 거듭하며 내수 침체를 상쇄하는 '수출 외끌이'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 수출 주력 품목이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데다 작년 11월 이후 5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는 대(對)중국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수출 호조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불안으로 인한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물론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무역역조 개선 요구 움직임으로 향후 수출전선에서의 '중국 효과'도 반감될 전망이다.
◆ 올해 무역흑자 목표 절반 달성
지난달 45%가 넘는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설 연휴 등으로 작년 2월의 수출 실적(1백33억4천만달러)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절대액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지난달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작년 12월(1백97억3천만달러)에 2억7천만달러 모자라는 기록적인 수출 호조세다.
수출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한 반도체(20억3천만달러)는 최근 D램 현물가의 상승과 중국(1백38.6%), 일본(85.8%), 미국(55.8%) 등 주요 국가로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수출 증가율이 75.6%에 이르며 지난 1월 선박에 내주었던 수출 1위 품목 자리를 되찾았다.
특히 1,2월 무역흑자 누적액이 49억3천만달러로 올해 목표치인 1백억달러의 절반 가까이에 달해 올해 무역수지 개선 가능성을 밝게 했다.
◆ 원자재 가격이 잠재복병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을 반영하듯 지난달 원자재 수입액은 28.5% 증가했다.
원자재 가운데 철강ㆍ금속 제품은 무려 66.6%의 급등세를 보였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입뿐 아니라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석유화학과 철강 제품의 수출증가율이 수출 단가 상승으로 각각 13.3%, 46.2%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 확대는 단기 효과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원자재값 상승이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게 산자부의 관측이다.
김순철 산자부 수출입과장은 "작년 12월부터 오른 원자재값 상승이 2월부터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원자재값 상승분이 제품가격에 모두 반영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 중국과의 통상마찰 우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71%나 증가한 25억달러를 기록해 '중국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중국 무역흑자도 12억4천만달러로 전달보다 5억달러가량 개선됐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달보다 1.6%포인트 상승한 18.4%로 중국에의 수출 의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일본과의 무역역조는 더욱 깊어져 지난달 무역적자는 16억1천만달러로 전달에 비해 6억달러가량 악화됐다.
산자부 관계자는 "중국이 대만에 이어 제2대 무역적자국인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의 고삐를 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