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년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37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10% 정도는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자금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정유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국제투기 자금이 에너지 선물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 휘발유 선물의 매수계약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원유 선물 매수 계약 또한 최근 5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게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뉴욕과 런던시장에서 이뤄지는 원유선물 거래량이 전세계 실질소비량의 4배가 넘는 하루 3억5천만배럴에 달하는 것은 투기세력이 개입했음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다국적 정유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투기자금 유입이 배럴당 4달러의 가격 상승효과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질적 수요증가,투기적 매수,달러가치 약세'란 3가지 요인에 맞물려 최근의 상품가격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물은 베네수엘라의 대미 수출 감축발언 등의 영향으로 전거래일 대비 70센트(1.9%) 오른 배럴당 36.86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종가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12일 이후 최고치다. 또 구리 선물가격이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금 선물도 온스당 4백달러를 회복하는 등 여타 원자재가격도 일제히 급등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