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모래 등 주택원자재 파동이 향후 아파트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철근값 상승에 이은 모래파동으로 완공을 앞둔 건설현장이 올스톱 되는 등 부작용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이에따라 자칫 원자재 가격상승 장기화→중소건설업체 연쇄부도→공급감소 및 분양가 상승→아파트가격 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t당 40만7천원이던 철근값이 올 1월 45만5천원으로 올랐다. 최근에는 53만원을 웃돌고 있다. 최근 두달 새 철근값이 30% 이상 급등한 셈이다. 그나마 웃돈을 주고도 철근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건설 장태일 상무는 "철근 품귀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의 철근값 인상만으로도 3% 정도의 아파트 분양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자재협회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상반기에만 철근값이 20% 정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들어선 모래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1월 말 수도권지역 모래 공급의 70%를 차지하는 인천시 옹진군이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 부닥쳐 바닷모래 채취 허가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자재 파동이 지속되면서 주택건설업체들이 사면초가로 내몰리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는 터에 분양가 인상 요인까지 발생,향후 주택공급계획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D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한 물량의 대부분은 올해 분양 및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며 "원자재값 상승으로 착공시기를 연기해야 하는 사업장도 생겨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완공을 2~3개월 앞둔 건설현장의 공사가 중단되는 곳이 늘고 있다"며 "원자재값 상승이 지속된다면 상당수 현장에서 공기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분양가 인상 압박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건설업계의 철근값 인상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철강업계는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국내 철강제품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는 철근값 상승으로 전체 1조5천억원의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철근이 아파트 시공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여서 수도권 32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가구당 2백만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모래파동으로 추가상승 요인이 겹칠 경우 내년에는 5% 정도의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공급부족이 단기 현상에 그친다면 문제가 안되겠지만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이 다시 기존 아파트값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